명화와의 대화6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얀 산데르스 반 헤메센의 바니타스 한 천사가 거울을 들고 있습니다. 화려한 프레임과 장식적인 두루마리가 거울의 권위를 은근히 높여줍니다. 그 거울에는 지금 해골 하나가 비치고 있습니다. 누구의 해골일까요? 이 그림의 오른편에는 분명 또 다른 그림이 하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그림에는 이 그림의 거울을 바라보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을것입니다. 그러니까 거울의 해골은 옆 그림의 사람이 비친 모습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 역시 살점 하나 없는 해골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이 그림의 주체로 볼 때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도 우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는 평범한 사람임을 이 그림의 주체가 암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6세기 네덜란.. 2022. 4. 12. 교회를 지켜온 고룩한 네 기둥 로히르 반 데어 베이덴의 동정녀를 그리는 성 누가 15세기 네덜란드의 화가인 로히르 반 데어베이덴의 작품은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모델은 젊은 여인과 그녀의 어린아기. 여인은 지금 아이에게 젖을 먹이려 하고, 화가는 그 장면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모델들의 순수함과 천연스러움에 넋이 빠진 모습입니다. 그는 무언가 대단한 예술작품을 만들겠다는 창조자의 의지를 가졌다기보단 모델들에게 벌어지는상황을 소중히 여겨 이를 기록하겠다는 기록자의 자세로 그림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이름은 누가이고 그가 그리느느 대상은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입니다. 그는 누가복음의 저자 누가가 화가이기도 했음을 잘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성경에는 그가 의사였다고 기록돼 있지, 화가였다는이야기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오.. 2022. 4. 11. 우리의 진정한 방패막이 한스 메믈링의 성 세바스티아누스의 순교 방패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총알받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선두에서 혹은 경계에서 내놓고 공격을 당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전자가 주체적인 힘을 가지고 외부의 간섭이나 압력으로부터 조직과 부하, 동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이라면, 후자는 조직이나 동료들에 의해 그렇게 하게끔 강제적으로 혹은 기술적으로 내몰린것입니다. 전자는 외부와 겨뤄 능히 이길 힘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후자는 소모품처럼 이용된 뒤 곧장 버려지곤 합니다. 그 관념이야 어떻든 방패막이나 총알받이 라는 말에는 보호받고자 하는 인간의 강렬한 욕가 잠재져 있습니다. 누군가 날 대신해 매도 좀 맞아주고 비난도 좀 받아주었으면 한느 바람의 소산일 것입니다. 기독교의 경우 창시자인 예수 자신이 인.. 2022. 4. 11. 아름다운 동행 틴토레토의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에거하신 그리스도 1580년경 캔버스에 유채,뮌헨 알테피나코테크, 손님 맞을 준비는 소홀히 하고 예수의 말씀만 듣는다고 언니에게 책망받는 마리아의 그림입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가 가장 아끼는 제자의 한 사람이였습니다. 그녀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을 때 그의 곁에 있었고, 예수가 묻힐 때에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나아가 예수가 부활한 것을 제일 처음 목격한 이도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그만큼 예수를 사랑했고 그에 값하는 예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서양의 미술가들이 이 성녀를 즐겨 그린 것은 이러한 그녀의 헌신을 기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참회자로서 그녀의 남다른 모습 그녀가 자신의 죄를 진솔하고도 진정하게 회개한 대표적인 인간이라는데 무엇보다 이끌렷기 때문.. 2022. 4. 8. 이전 1 2 다음 반응형